구슬이네 IT & Media / IT 와 미디어를 바라봅니다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하지만,제가 생각해도 IT인지 부품제조산업인지도 불확실한 산업을 보고 IT강국이라고 하는건 틀린것 같습니다.

이분은 국가정책을 얘기했지만 그런것과 함께 문화, 기초학문, 사항 등에서 선진화 되어야 할것 같습니다.


출처 :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1102230073

[미래포럼] IT, 비상구가 없나?

경영전략을 아는 사람의 시각으로 보면 가장 한심한 기업 중 하나가 선제 장악(First Mover`s Advantage)한 시장을 스스로 포기하는 곳일 것이다. 대한민국이 지난 몇 년 간 그랬다. IT 강국으로 이름이 점차 날 무렵, 정권은 IT를 4대 강 밑에 파묻어버렸다. 그리고 그 많던 가능성을 이끌고 달려가던 국내 IT업계는 이제 IT인지 부품제조산업 인지도 불확실한 반도체, LED 등 소수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무기력하게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사방에 암울하다. 그 대표적 두 가지 모습만 들어보자.

첫째는 이렇다 할 신규 산업이 없다. 시장 상황과 국제표준의 거버넌스를 무시한 정부의 무능력한 주도로 추진한 DMB, 와이브로 등 사업들이 완전한 실패로 농락되면서, 또한 IPTV의 경우 이미 관련 기술이 대부분 개발되었음에도 관련법 제정이 여러 다른 나라에 뒤쳐지면서 정부는 이미 IT 업계에서 신뢰를 잃었다. 또한 IT융합이라는 정부의 주제 선정에 IT업계는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도 않고, 정부도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킹 분야의 서비스나 커머스도 해외 서비스모델의 답습에 지나지 않아 그 수명이 눈에 빤히 보이고 있다. 콘텐츠 분야 역시 새로운 지평을 찾기는커녕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온라인게임도 중국에 확연히 밀리고 있다.

문화, 프로세스 등 조직의 생리적 변화 없이, 해외에서도 되었으니 밀어붙이면 된다는 스마트워크에 대해 구성원들은 상사에게 얼굴 한 번 더 비치는 동료가 불안한 현실에서 그 성공에 대해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그린 IT는 그 범위도 제대로 정해진 바가 없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은 SI를 제외하고는 손가락으로도 꼽을 정도다. 이 열악한 환경에서 요소기술이나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나 계측기기를 개발한 소수의 늠름한 중소기업을 제외하고는 미래 산업이 보이질 않는다.

둘째는 자금의 흐름이 되질 않는다. IT 업계 내 기업 윤리의 부실은, 부풀려 한 탕 챙기고 숨는 일부 악덕 경영자들의 무대가 되어 코스닥 업체 전반 및 벤처업체에 관한 신뢰 추락으로 이어다. 여기에다 기술전문가, 시장분석가 등이 중심에 서야 할 벤처캐피털은 금융인 위주로 구성되어, 평가의 자신감을 상실했는지 엔젤의 역할은 고사하고 상장 준비가 눈에 보일 정도는 되어야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 아닌 우량주 투자 사모펀드 정도가 되어버렸다. 시장에서 엔젤 투자는 소위 씨가 말라버려 아이디어나 기본 기술이 있는 경우 집 팔고 친척 집 저당 잡힐 만큼 홀로 피를 쥐어짜야 숨통 트이는 투자라도 받을 수준이 되어가고 있다. 그나마도 실패하면 한 가정은 파탄이 나고 마는 것이다. 이러니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은 안정된 직장만 찾게 되어 벤처업계는 인력마저 고갈되어가고 있다.

이 암울한 방향을 틀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가장 중요한 주체는 역시 정부이다. 왜곡된 소프트웨어 시장과 SI 업계, 과점 이익을 내내 누리고자 하는 유무선 망 소유 통신업계, 특혜 제도임에도 불구, 안전 이익만 추구하고 고위험 고수익 투자의 본질은 아예 회피하는 벤처캐피털 업계 등에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각 부처 담당 공무원들은 당장이라도 테이블 바깥으로 나와야 한다. 산하기관 직원들 부르고, 업계 책임자 부르고, 교수들 불러 탁상회의 아무리 해봐야 답은 안보인다. 현실 업계를 직접 돌아다니고 겪으면서 진정한 해결책이 보이고 세금의 가치를 제대로 보이는 것이다.

김병초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bckim@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