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네 IT & Media / IT 와 미디어를 바라봅니다




출처 : http://www.etnews.com/news/detail.html?id=201109260290


 
시대상이라고나 할까. 복지 논쟁을 두고 하는 말이다. 복지가 국민적 관심사를 뛰어넘어 정치권을 강타한 것은 찬반을 떠나 시대적인 상황으로 읽힌다.

우리 시대의 숙제라는 얘기다. 선진국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진지하게 겪고 넘어야 할 과정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사람으로 치면 성장통((成長痛)이라고나 할까.

어찌됐든 복지논쟁의 한 축은 소외계층이 될 수밖에 없다. 보편적 복지를 넘어 사회적 약자이자 비주류인 소외계층만을 위한 진지한 성찰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 接近性)이 주목받는 이유다. IT의 이용과 활용이 세계적 관심사로 부상한 지금 누구든 정보의 보고(寶庫) 인터넷을 자유롭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보편적 서비스로서의 인터넷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 장애인, 노인 등 소외계층이 차별받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정보격차, 문화격차, 교육격차, 경제격차를 초래하는 시대기 때문이다.

정보화진흥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장애인의 인터넷 이용률은 비장애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비장애인의 81.8%에 육박하는 78.3%에 달하는 수준이다.
조사 결과로만 보면 아무런 불편 없이 사용하는 것으로도 비친다.

실제로도 그럴까. 지난해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지방자치단체 등의 웹 사이트 118개를 평가한 결과 인터넷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을 모두 준수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사용에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임은 자명하다.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고, 이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약이 따른다는 것은 상식과도 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인식 부재의 탓이 클 것이다. 더 적확하게 표현하면 웹 접근성의 장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웹 기획자 및 개발자의 99%가 웹 접근성 준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 웹 접근성을 고려해 개발한 사람은 1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과 배치된다. 기관이나 기업으로서는 웹사이트 설계에서부터 기술적, 디자인적 문제를 고려해야 하고 개발 및 관리·운영 인력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웹 접근성을 준수하면 장애인은 물론이고 비장애인들도 손쉽게 웹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리모트 컨트롤, 전화, 자동문, 엘리베이터, 경사로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접근성에 대한 서비스적 관점이 주목받는 이유기도 하다. 접근성은 웹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간 호환성 문제, 정보통신기기 및 서비스의 확대 등으로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당위성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회 균등과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할 뿐만 아니라 기업으로서는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이미 인터넷은 보편적서비스라는 인식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장애인과 소외계층의 정보격차, 정보의 비대칭적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주요 수단인 인터넷의 웹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스마트폰 가입자도 1500만을 넘어섰다. 인터넷 이용환경이 모바일로 급속히 전이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아직은 웹 접근성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정부가 지난 주 내놓은 ‘모바일 앱 접근성 지침’에 시선이 가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도 이제 소외계층을 위한 ‘따뜻한 IT’로의 진입을 심도 있게 논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바로 웹 접근성과 모바일 접근성이다.